도지사는 도의회의 선거구획정안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라!!


  지난 12월 23일 한나라당이 다수의석을 장악하고 있는 도의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확정한 기초의원 선거구획정안을 당리당략적 발상에 기반하여 심각하게 변형하여 통과시켰다. 이 결과 도내 4인 선거구 10곳 중 8곳이 2인 선거구로 분할되는 불행한 결과가 초래되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러한 결정이 개정 선거법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에도 중대한 흠결이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도의회의 선거구 획정안은 다양한 정치세력의 참여를 보장하는 중선거구제 도입 취지를 왜곡하였다. 대다수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함으로써 기초의원 선거는 아래로부터의 민의를 반영하는 구조 대신에 거대 정당의 영향력 하에 완전히 포획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거대 정당의 왜곡된 경쟁 구조가 지역 정치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불행한 결과를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둘째로 선거구 획정안은 중립적 인사들로 구성된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안을 정략적 발상에 의해 훼손함으로써 표의 등가성의 원칙을 침해하였다. 이로 인해 지역여건을 감안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과도한 인구편차가 발생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게리멘더링 식의 선거구 획정은 선거의 민의를 굴절시킬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드는 중대한 잘못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이번 선거구 획정안 및 획정 과정은 각 지역이 자율과 자치에 바탕하여 중립적이고 공정한 선거구를 획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마저 야기시키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4인 선거구를 정략적 발상에 따라 분할함에 따라 국회에서 지방에 부여하였던 선거구 획정 권한을 다시 회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논의하겠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지방의 자치권을 확대하기보다는 약화시키는 단초를 제공한 도의회는 도민 앞에 사죄하는 것이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구획정안은 조례 제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다. 입법 예고된 조례안의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의회는 조례안의 핵심 내용을 언론을 비롯하여 도민들에게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 또한 도의회의 방청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출입을 가로막고 민주적 회의 운영 절차를 무시한 상태에서 날치기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는 부끄러운 절차를 거쳐 법안 통과를 감행하였다.

  따라서 우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번 선거구획정안에 대해 도지사께서 지방자치법 상의 고유권한을 발동하여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의를 요구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


2006년 1월 11일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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