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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북스터디 |기본소득, 자유와 정의가 만나다.

by 경실련 충북·청주경실련 2020. 1. 9.

○ 도서명 : 기본소득 자유와 정의가 만나다 (다니엘 헤니, 필립 코브체 / 오롯)

○ 일   시 : 2020년 1월 9일 오후 3시

○ 참가자 : 김미진, 최민영, 최윤정, 현슬기

○ 발   제 : 1부 현슬기 / 2부 김미진 / 3부 최민영

 

1장. 노동

 

자급자족의 경제체제가 '나'를 위해 노동을 하는 체제였다면, 분업에 기초한 외부공급의 시대는 '다른 사람'을 위해 노동하는 체제이다. 이렇게 시대가 바뀌며 내가 생산한 재화를 직접 소비하지 않게 되므로, 다른 누군가가 나를 위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다는 게 중요하다.

 

풍요의 시대에 접어들며 더 많은 사람들이 빈곤해지고 있다. 빈곤도 우리가 이루어낸 또 하나의 업적인 셈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풍요가 아니라, 풍요를 제대로 다루는 것이다. 부족한 것들을 어디에서 구해야 하는지 몰라 빈곤이 발생하고, 넘치는 것들을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몰라 과잉이 발생하는데, '기본소득'이 이것의 실마리이다.

 

실업이 경제위기의 원인이라고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잃어버린 소득이 근본 원인이다. 소득을 잃는 것에서 경제 침체 악순환이 시작된다. 경제의 관점에서 구매력이 없는 사람은 무의미한 존재가 된다. 그렇기에 소득이 없이는 경제도 없다.

 

지금은 오히려 우리가 이룬 기술의 진보를 어떻게 복지로 연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그러니 기본소득은 자동화에 대한 일종의 이익배당금이며, 자주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제공되는 일종의 창업자금이다.

 

 

2장. 권력

 

직접민주주의, 국민투표를 통해서 기본소득을 채택한 스위스는 나 자신이 주권자임을 똑똑히 느끼며 살아간다. 조건 없는 기본소득은 구성원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닦아 준다. 

 

기본소득이 보장되는 사회에서는 노동이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노동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의무처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사회를 위해 능동적으로 기여하는 행위가 된다. 최저임금에 관한 시민운동도, 최고임금에 관한 시민 운동도 모두 일자리의 감소라는 장벽에 부닥쳤다. 그러나 기본소득은 우리에게서 의미 없는 노동은 떨어져 나가게 하고, 소득은 안전하게 보장한다. 기본소득이 시행되면 강압적인 조정은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정치인들이 조건 없는 기본소득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그다지 온당한 처사로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야말로 이미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이미 보장받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개인화 될 수록 가족의 역할은 작아지고 시민으로서의 개인은 점점 더 국가와 직접연결된다. 조건없는 기본소득은 바로 이러한 개인에 대한 투자이다. 기본 소득은 모든 개인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갈 수 있는 초기자본을 제공한다.

 

기본소득은 복종의 상황을 깨끗이 없앤다. 저이상 구걸하여 고맙게 여길 필요도 없고, 복종할 필요도 없다. 이것은 해방의 가장 높은 단계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기본소득이 시행되면 자기 책임을 힘껏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나의 생존 자체가 의심할 필요조차 없이 안전해져야만 비로소 다른 사람의 생존도 내게 중요한 것이 될 수 있다.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이민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근거 없는 기우일 뿐이다. 이민 문제는 이민법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기본소득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기본소득은 사회주의의 실험도, 신자유주의의 연옥도 아니다. 그것은 제 3의 길이다. 우리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의 손에 우리 자신의 삶을 되돌려줄 뿐이다. 

 

생존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그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사람과는 달리 권력 앞에서 무력해지게 마련이다. 생존의 안전이 보장되어있는 사람은 생존에 대한 불안감에 계속 시달리는 사람보다 훨씬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조건 없는 기본소득은 우리 자신이 스스로에 대한 모든 권력을 지닐 수 있게 한다. 그렇게 권력을 분배해서 우리 모든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에 쥐어줄 것이다. 

 

 

3장. 자유

 

기본소득이 복지 정책이 아니라 기본권이라는 점, 관료주의의 확대가 아니라 축소라는 점, 노동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려는 점, 세금을 더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세금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일 뿐이라는 점 등은 더 이상 따지지 말자. 그렇지만 적어도 예속과 관련된 문제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본소득이 우리에게 무엇을 강요하는가?

 

기본소득이 시행되면 싫든 좋든 우리 모두의 앞에 자유가 놓일 것이고, 우리 자신이 포기하지 않는 한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기본소득은 자신이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싶은지 하는 질문과 대답과 결정을 우리 모두 자신에게 넘겨준다. 기본소득은 우리를 예속이 아니라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끈다. 이것을 강요라고 표현한다면, 자유에 대한 강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장자크 루소가 한 말이다. 루소가 말한 자유를 기준으로 하면, 오늘날 우리의 노동시장은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므로 좋든 싫든 노동시장에 참여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사지 않을 수도 팔지 않을 수도 있는 시장이 자유로운 시장인 것처럼, 자유로운 노동시장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면 그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조건 없는 기본소득은 실질적인 노동계약의 자유를 보장해서 우리에게 자유로운 노동시장을 가져다줄 것이다.

 

오늘날 나의 자유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위협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의 자유는 다른 사람의 자유로부터 주어진다. 자유는 나눌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나누어 가질수록 커지는 것이다. 나 때문에 다른 누군가의 자유가 실현되었다면, 그의 자유는 다시 나의 자유가 실현될 수 있는 밑바탕으로 작용한다.

 

자연의 굴레와 억압적인 신분제도로부터의 해방, 시민권 쟁취, 민주주의의 실현, 노동조건의 개선, 성적 차별의 철폐, 그리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체제의 확립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자유는 언제나 투쟁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이제 자유는 더 이상 싸워서 획득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자유는 이미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우리가 앞에 놓여있는 현재의 자유를 움켜쥐어야 비로소 새로운 미래는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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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

2017, 2018년에 핀란드에서는 임의로 선정한 25~58세 시민 2,000명에게 매월 560유로(약 72만 원)를 지급했다. 이 기본소득은 사용에 아무런 제약과 보고가 없으며, 취업 후에도 수급이 중단되거나 차감하는 일 없이 주어졌다. 현재 2017년만을 대상으로 한 예비결과 보고서가 나왔는데, 이에 따르면 수급자와 대조군의 취업률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며 큰 자신감과 구직에 대한 강한 의지가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몇몇 사람들은 이 실험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했으나, 핀란드 정부는 "이 실험에서 배우는 것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그것은 성공한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이 실험에 대한 최종 보고서는 올해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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